광고이야기

넛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둘리소년 2021. 9. 13. 09:06

한국의 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뀐 것은 2천년대 초반이다. 
경제가 성숙되고 과잉 생산물이 시장에 넘쳐나게 되자 소비자는 선택권을 갖게되었다. 이에 기업은 소비자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해 상품을 맞춤형으로 변화시켰고 자연스럽게 시장의 패권은 소비자에게 넘어가게 된것이다. 그 후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었고 소비자 역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여 편익을 증대시켜 오고 있다. 
광고시장, 정확히 방송광고시장은 좀 늦게 그 흐름이 찾아왔다. 종편의 등장과 케이블의 성장 그리고 디지털의 급격한 성장이 이어진 2010년대에 와서야 방송광고 시장은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것이다 그 이후의 상황은 같다. 방송사 역시 초과 공급시장에서의 세부화된 수요를 맞이하게 된것이다. 
만들면 소비되던 시장, 소비자가 생산자를 맞추던 시장이 끝났다. 
소비자는 계속 진화하고 영리해지고 또 설득하기 어려워졌다. ‘대놓고 물건을 사라고 말하는’ 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설득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콘텐츠가 광고 플랫폼으로 변하는 모습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 선택이다.

 

당신이 우연히 마주친 넛지(Nurdge), 그 프레임 속으로

 

2010년대에 넛지(Nudge)라는 용어가 한때 유행인 적이 있었다. 넛지는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용어로 최근엔 유효한 마케팅 기법으로 쓰인다


 흔한 사례는 남성용 소변기에 대한 넛지다. 소변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물질이 주변으로 튄다는 점이다. 참으로 처치곤란한 상황이다. 아무리 신사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문구를 적어도 그게 맘대로 안된다. 그런데 가볍게 그 상황을 해결했다. 소변기에 파리를 그려넣은 것이다. 그렇다. 그 후 소변기 적중률은 급상승했고 청소는 용이해졌다. 설득보다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2020년 오늘 다시 넛지를 떠올리는 것은 스마트한 소비자를 설득해야하는 과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 넛지를 우린 PPL에서 종종 만날수 있다

 

KBS2 편스토랑에서 육우를 만나다. 은밀히….

오윤아와 아들 민이는 충남 태안에 있는 부모님집을 찾는다. 오윤아의 부모님은 딸과 손자를 위해 밤을 꼬박새워 끓인 소머리국밥으로 입맛을 자극한다. 그리고 얼마후 오윤아 모자는 육우 전문점을 찾는다. 목적은 육우를 주제로한 메뉴 개발이지만 그냥 자연스러운 모자의 식사자리 같다. 오윤아와 아들 민이는 육우의 다양한 부위를 주문하고 맛을 본다.
 약간의 밥에 적당한 크기의 고기를 자신만의 비율로 한입에 먹는 민이를 보면 오윤아는 흐뭇하게 미소짓는다. 

그냥 고기를 먹었다. 그냥 맛있게 먹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소구하는 바는 확실했다. 은밀히 욕망을 점화(Priming) 시킨것이다. 그저 먹는것 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끌리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넛지를 당한 셈이다.

 

효율은 탁월했다. 
일단 전후 광고 시청률(1.88%) 보다 2배 높은 프로그램 시청률(3.62)를 기록했다. 일반 광고보다 확연히 높은 계량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 내 광고가 프로그램 전후 광고보다 효율이 높은 것을 자랑하고자 함은 아니다. PPL은 원래 그런거 아닌가? 
PPL의 진짜 가치는 이러한 높은 상대 시청률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가치를 소구할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다.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이어진다면 광고는 성공한다. 
편스토랑의 육우가,  편스토랑의 PPL이 그랬다

전년대비 네이버에서 육우에 대한 검색량은 비교 불가한 수준으로 폭증했다. 월 단위로 보아도 육우에 대한 검색량은 편스토랑에 에피소드가 공개된 이후 전월보다 70%이상 폭증했다.  심지어 6월 19일에 첫방송이 나간 결과물이다. 

다른 소구 수단도 물론 병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버즈량에 영향을 끼친 요인을 살펴보면 편스토랑이 압도적이다. 실제 육우 관련 검색어에서도 편스토랑 관련 비중이 가장 높게 측정 되는 등 편스토랑을 통한 간접광고, 정확히는 넛지를 통한 시청자 소구에는 분명한 성과를 보인다
이런한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컨대 만약 일반광고를 통해 육우에 대한 캠페인만 전개 했다면 아무래도 PPL을 통한 성과물에 비해선 아쉬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넛지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물건 값, 내구성, A/S등으로 설득할 수 없다. 기업 간 기술이 평준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을 만복시킨느 새로운 마케팅, 세일즈, 소통방식이 각광받는 스킬에 능숙할 수록 고객과의 소통은 성공한다. 물론 위험성은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너무 노골적이고 섬세하지 못하다면 역치하 지각 마케팅 처럼 과잉 메시지가 되어 효과를 반감시킬수 있다. 
정교한 사전 설계와 마케터의 감각이 전제 된다면 분명 PPL을 통한 넛지 마케팅은 현대 마케팅에서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